본격적인 추석 연휴 전 마지막 근무일이라 오전만 일하고 퇴근했습니다.
곧바로 집에 오지는 않았고 옆동네 공유오피스에 가서 개인적으로 정리할 것들을 느즈막히 했지요.
성수에서 을지로 3가로 가는 2호선을 타지 않고 성수지선을 타고 신설동역으로 가서 집에 와봤는데요, 별것 아닌데도 새롭고 여행을 온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아 잡설이 길었습니다.
매일은 힘들겠지만 배달을 다녀오면 블로그에 계속 기록을 남겨보려고 합니다.
오늘이 그 시작이겠네요.
언제 나갈까..? 띠링, 프로모션
집에 와서 아이들도 보고 잠깐 숨을 고르고 있었습니다.
8시쯤 넘어서 나가면 적당히 콜도 많겠지? 그러면 미리 할 것들을 하고 배달 나갔다 와서 바로 씻고 자면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오 그런데 갑자기 스팟성 프로모션이 뜹니다.
19:30 ~ 20:30 한시간동안 세 건만 수행 완료하면 12,000원을 지급한다고 합니다.
12건을 수행한다고 했을 때 건당 1,000원씩 추가금을 받는 것과 동일한 정도의 금액이니 꽤 달콤해 보입니다.
냉큼 배달가방과 자전거 헤드라이트, 브레이크등, 헬멧, 마실 물을 둘러메고 집을 나섭니다.
내일부터 아빠가 출근하지 않고 쭉 같이 있을 것을 알고 있을 것이기에 아이들도 크게 아쉬워하지는 않네요.
가벼운 마음으로 일단 출발합니다.
첫 주문부터 노심초사
배민커넥트는 일반자전거에 참 불친절합니다.
저희 집은 언덕배기에 있는데요, 한참을 언덕을 내려가서 다시 집 근처까지 올라와야 하는 동선의 콜이 제일 먼저 잡힙니다.
한시간 안에 빨리 3건을 해야하기에 마음은 초조하지만 과감하게 거절을 누릅니다.
분명 동네 배달 건의 상태는 '바쁨' 이라고 되어 있는데 왜 나한테만 콜이 이렇게 안들어올까요?
띠링- 드디어 제대로 된 동선의 첫 콜이 들어옵니다. 자주 가는 언니네분식이로군요.
그런데 막상 도착해도 조리예정시간이 지났음에도 제 배달 건은 나오지 않습니다.
약 5분 정도 초과해서 드디어 나왔습니다. 마음이 초조합니다.
일단 첫 배달은 잘 완료한 것 같습니다.
두번째가 오래 걸리네요.
저는 브랜드 대단지 아파트 배달을 좀 꺼려합니다.
출입 자체가 힘들 뿐더러 단지에 들어가더라도 한참을 굽이굽이 들어가야 배달지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ROI (투자 대비 기대 수익) 이 좋지 않음을 체감상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콜을 가려 받을 때가 아니었고 일단 과감하게 수락을 눌렀습니다.
이 단지는 지상 단지는 2~3개 단층으로 이뤄져있어서 돌아다니기 힘든 반면 지하주차장으로 진입하면 통합이 되어 있어서 꽤 수월하게 동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예외는 있었습니다.
101동에서 104동은 지하주차장에서도 2개 층을 더 내려가야 진입이 가능한 이상한 구조였습니다.
지하 던전을 내려가듯이 빙글빙글빙글 돌아서 103동에 도달, 다행히 현관문을 들어가니 자동으로 엘리베이터가 호출이 되어서 바로 타고 올라갈 수 있어서 시간을 조금은 아꼈습니다. (신축이 이런 것은 좋네요.)
세번째 콜이 잡혔습니다.
마음이 급합니다.
지하 던전을 올라오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세번째는 멀지만 달려봄직한 곳이네요.
근처 오거리에 있는 찜닭집이 배정되었습니다.
아파트 단지에서 그 찜닭집까지 주파할 수 있는 골목길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요리조리 (다만 안전하게) 길을 공략해서 찜닭을 무사히 픽업합니다.
배달지는 큰 길로 쭉 가면 되는 버스로 치자면 5개 정도의 정류장 거리입니다.
이제 프로모션 종료까지 15분도 남지 않은 상황이라 몸에 바짝 긴장이 들어갑니다.
(배달 완료까지 찍혀야 마지막 건수도 인정이 되기 때문에 지금부터가 진짜 게임입니다.)
허벅지에 힘 바짝 넣고 기어를 고단으로 올리고 도로 사이드에서 열심히 달렸습니다.
다행히 큰길임에도 불구하고 차량 통행도 많이 없는 곳이라 최대한 달릴 수 있었습니다.
헬멧과 전/후방 등화류가 없었다면 엄청 위험했겠지만 제 주행 자체를 차들에게 알릴 수 있으니 조금은 안심이 됩니다.
프로모션은 달성했습니다.
배달은 3건밖에 안했지만 +12,000원이 될 것이기에 마음이 좀 든든합니다.
괜히 뿌듯하지요.
오늘따라 왜이렇게 산으로 보낼까요?
최소 8건은 하고 들어가자고 결심했습니다.
적당히 몸도 피곤하고 기대 수익도 20,000원에 가까워지는게 8건이더라고요.
그래서 진짜 별로가 아닌 이상 최대한 나에게 들어오는 AI 배정 건들은 열심히 수행하리라 마음을 먹었습니다.
하지만 너무합니다.
도보로 걸어올라가기도 벅찬 정도의 고바윗길이 계속 배정됩니다.
거절을 누를 수 밖에 없지요.
와중에 들어오는 '정상적인' 콜들을 열심히 수행합니다.
배달완료를 눌러주는 가게, 아닌 가게
가게 입장에서는 주문이 들어오고 라이더가 콜을 수락하면 조리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라이더가 가게로 가까이 접근하면 그것도 알림이 가고, 라이더가 도착, 픽업, 배달 완료를 한 것까지도 배달시스템이 알려주더라고요.
라이더 입장에서는 조리가 시작되었는지, 조리중인지 완료되었는지 여부를 배민커넥트 앱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리완료 여부는 현재 위치한 곳에서 가게까지 어떤 페이스로 달려야 할지 결정하는 주요한 정보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 조리중으로 떠 있고 조리예정시간이 10분 남았는데 지근거리에 있는 곳이다?
그러면 어짜피 가게에 도착하더라도 세월아 네월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약간 여유롭게 이동하곤 합니다.
그런데 조리완료는 어떤 기준으로 상태가 변경되고 라이더에게 알림이 가는 것일까요?
가게에서 '조리완료' 상태로 직접 클릭을 해 주어야 합니다.
나름 번거로운 작업일테지요. 배달은 밀려들고 라이더들은 기다리고 있는데 매번 포스기 앞에서 클릭질을 하기에는 귀찮을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가게들은 착실하게 이 프로토콜을 지켜주어서 라이더가 합리적인 동선을 계획할 수 있게 도와주는데요,
또 어떤 가게들은 조리가 완료되어도 여전히 조리중으로 떠있어서 라이더가 매번 음식 나오는 곳을 기웃거릴 수 밖에 없습니다.
모든 가게가 모두 조리완료를 누르는 것이 아니다보니 실제로 조리가 완료되면 완료 버튼을 눌러줄 가게임에도 불구하고 라이더들은 모든 가게를 기웃거릴 수 밖에 없습니다.
조리완료 버튼을 눌러줄 것이라고 순진하게 믿었다가 음식은 식고 시간만 날렸던 기억이 있거든요.
아마 다른 라이더분들도 체험을 했을 거라 생각해요.
할아버지의 호기심
치킨집 앞에서 하염없이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가게가 딱 조리완료 안눌러주는 그 곳이었습니다.)
주황색 골전도 이어폰을 끼고 (오 힙하다 힙해) 아웃도어 용품과 번쩍이는 안경으로 장식한 할아버지가 제 자전거를 엄청나게 호기심어린 눈으로 쳐다봅니다.
뭐가 그리 신기했을까요?
녹슨 오래된 하이브리드 자전거일 뿐인데 전/후방 라이트와 휴대폰 거치대, 배달가방 등이 있는 것이 신기했던 것일까요?
사실 지금까지 수없이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제 자전거 자체에 관심을 받은 적은 없는 터라 약간 좋기도 하면서 의구심이 일었습니다. 뭐지..?!?!?
오배달 할증 보너스
오늘 12,000원 프로모션 외에는 적정배달가격 (2,300 ~ 2,500원) 정도로 계속 배달을 수행하고 있었는데요.
갑자기 4,000원짜리 배달 건이 떴습니다. 심지어 거리도 그리 멀지 않았는데 말이죠.
상세 내역을 봤더니 직전 배달이 뭔가 문제가 있었고, 가게에서 웃돈을 얹어서라도 빨리 배달을 시켜주려는 의도로 보였습니다.
운이 좋게도 근처에 있었던 제가 1순위로 배정을 받았나 보더라고요.
냉큼 수락을 누르고 배달을 하고 왔습니다.
가끔 경험하는 이런 보너스 느낌도 힘이 나고 좋습니다.
결산

8건만 해야지 했다가 생각보다 배달이 많이 잡혀서 11건까지 수행했습니다.
순수 배달비는 28,470원에 프로모션 12,000원을 더해서 약 4만원의 수익을 얻었네요.
두시간 가량 배달을 했으니 시급 2만원 정도의 효율이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다음에 또 남겨볼게요, 감사합니다-
'배민커넥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배민커넥트] 2025-11-02 오랜만에 도보 배달 다녀오다 (0) | 2025.11.08 |
|---|---|
| [배민커넥트] 2025-10-07 사고가 나다 (1) | 2025.10.11 |
| 쿠팡이츠 배달 파트너 잠깐 체험기 (0) | 2025.09.21 |
| [배민커넥트] 배달하며 겪는 에피소드 모음 #2 (0) | 2025.09.13 |
| [배민커넥트] 배달하며 겪는 에피소드 모음 #1 (0) | 2025.09.07 |